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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력과 척추: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면 정말 키가 줄어들까?

과학레시피 2025. 2. 26. 01:52


키가 작은 나는, 초등학교 시절 무거운 책가방을 들 때마다 엄마가 “그러다 키 작아진다!“며 대신 들어주곤 했다. 물론 엄마의 사랑 덕분에 가방을 덜 들긴 했지만, 키는 여전히 작다. (아무래도 그냥 유전인 것 같다.)

그런데 정말 무거운 가방이 키에 영향을 줄까? 혹시라도 성장기에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닌 것이 키가 크는 데 방해가 된 것은 아닐까? 과학적으로 한 번 파헤쳐보자.


과학적 원리


사실 키는 하루에도 몇 mm씩 변한다. 아침에 일어나서 잰 키가 저녁보다 더 큰데, 그 이유는 바로 중력 때문이다.

우리의 척추는 여러 개의 뼈(척추뼈)로 이루어져 있고, 그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‘디스크(추간판)’가 있다.

  • 아침에는 디스크가 팽창 → 밤새 누워 있는 동안 중력의 영향을 덜 받아 추간판이 수분을 흡수하고 부풀어오름 → 키가 최대치
  • 저녁에는 디스크가 수축 → 하루 종일 중력과 활동으로 인해 눌리면서 약간 줄어듦


따라서 아침과 저녁의 키 차이는 평균 1~2cm 정도 난다고 한다.
아침에 키 재면 기분 좋은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


무거운 가방이 키에 미치는 영향


그렇다면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면 진짜로 키가 줄어들까?

단기적으로 보면, 무거운 가방은 허리에 부담을 주고 일시적으로 자세를 나쁘게 만들어 키가 작아 보이게 할 수 있다. 특히, 한쪽 어깨로만 메는 가방을 오래 들면 척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(측만증)이 생길 수도 있다.

하지만 무거운 가방을 든다고 해서 성장판이 닫히거나 실제로 키가 덜 크는 것은 아니다. 키의 성장에는 유전, 성장호르몬, 영양 상태 등이 영향을 미치며, 일시적인 척추 압박이 장기적인 성장 방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.


키를 줄이지 않기 위한 가방 착용법


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가방을 들고 다녀도 되는 건 아니다. 척추 건강을 위해 올바른 가방 착용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.

  • 가방 무게는 몸무게의 10~15%를 넘지 않도록!
  • 양쪽 어깨에 균형 있게 맬 것! (한쪽 어깨로만 메면 척추가 휘어질 수 있음)
  •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너무 낮은 위치보다는 등과 가깝게 착용!
  • 너무 오래 메고 있지 않기! 필요하지 않은 짐은 줄이기


결론: 엄마는 틀리지 않았다 (절반은 맞음)

무거운 가방을 들면 단기적으로는 척추가 눌려 키가 1~2cm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, 장기적으로 키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.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유전과 호르몬!

그러니까 엄마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. 무거운 가방을 들면 일시적으로 키가 줄어들 수도 있으니까! 하지만 내 키가 작은 건 아무래도 유전이 원인인 것 같다.

이제 가방을 맬 때마다 “진짜로 키가 작아지나?“라는 고민이 들면,

아냐, 그냥 중력 때문이야

라고 생각하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메면 될 것 같다.🎒